CSTC 인사이트[대구일보] 우주·국방 반도체 시대, 지역 이기주의 버리고 생태계 키워야



관련출처: https://www.idaegu.com/news/articleView.html?idxno=664831



우주·국방 반도체 시대, 지역 이기주의 버리고 생태계 키워야


대구일보

입력 2026.08.05 11:45


59f3d6160ed14.png

이병훈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장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의 미래산업 지도를 재설계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과거 영남에서 싹틔운 산업화를 바탕으로 수도권의 집중 발전이 가속화되었다면, 이제는 그 성과와 자본을 활용해 호남의 첨단산업을 재설계했다. 영남은 다시 그 뒤를 이어 대한민국 제2의 산업화를 이끄는, 이른바 국가 대순환 프로젝트의 개념이 짙게 깔려 있다.

구체적으로 호남권에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확충이 집중되며, 남해안과 영남권에는 우주항공, 국방, 로봇 등 피지컬 AI와 같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전초기지 역할이 부여되었다. 어느 지역이 더 쉬운 과제를 받았는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장대하고 도전적인 목표들이 설정되어 있지만, 현재 숨 막히는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어느 하나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므로, 권역별로 주어진 숙제를 속도감 있게 실행할 종합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이러한 국가적 재편 속에서 반도체 분야와 관련한 경북의 과제는 뚜렷하다. 바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차세대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의 반도체 산업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동하기 위한 범용 GPU와 메모리에 집중되어 있다면, 우리가 반도체 분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선제적으로 주목할 격전지는 우주, 국방, 피지컬 AI 분야다. 극한 환경을 버텨내는 고부가가치 우주항공 반도체, 기술안보와 직결되는 국방용 반도체, 향후 폭발적 수요가 예상되는 로봇 및 자율주행용 전력·센서 반도체가 그 핵심이다. 이 특화 반도체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북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그동안 경북은 구미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소부장 클러스터 발전계획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는 고무적이나, 소부장 인프라 육성만으로는 차세대 반도체 생태계의 완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차세대 반도체, 특히 특화 반도체 시장은 다품종 소량 생산과 혁신적 맞춤형 설계가 필수적이다. 진입장벽이 높은 이 시장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쥐려면 지역 내에서 기초기술 개발부터 양산까지 단절 없이 이어지는 자생적인 제조 및 테스트 생태계 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 자생적 생태계 구축의 가장 확실한 시발점은 포항이다. 포항은 특화 반도체 육성에 필수적인 연구개발 거점으로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 특히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은 전력·센서 반도체 등 다품종 소량 생산에 최적화된 국내 최대 규모의 8인치(200mm) 시양산 팹(Fab)을 보유하고 있다. 8인치 공정은 앞서 언급한 전력 반도체나 센서 등 다품종 소량 생산이 필요한 특화 반도체 제작에 가장 최적화된 인프라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 초기 투자가 부담스러운 강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초기 양산까지 직접 수행하며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을 거뜬히 넘을 수 있다. 나아가 포항의 시양산 기술을 바탕으로 구미의 탄탄한 소부장 기업들이 남부권의 우주항공, 국방, 피지컬 AI 수요 기업에 핵심 소재·부품을 직접 공급하는 생태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글로벌 강소기업이 탄생하고 진정한 지역혁신의 사이클이 완성될 수 있다.

현재와 같이 각 지역이 각개약진하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패권 경쟁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을 수 없다. 상생과 협력의 선순환을 위해 국가 메가프로젝트 스케일에 걸맞은 특화 반도체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와 연구기관, 기업 간의 실질적 협력체계를 서둘러 정립하고, 행정구역의 경계를 허물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다. 새롭게 출발하는 지자체장들의 거시적 안목과 협업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기대되는 시점이다.

이병훈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장

반도체기술융합센터, 포스텍

Center for Semiconductor Technology Convergence, POSTECH

개인정보취급처리방침

Tel. 054-279-5024 | Fax. 054-279-5029 | cstcdesk@postech.ac.kr
37673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지곡로 127번길 80, 첨단기술사업화센터 4층

Fab2 #410, 80 Jigok-ro 127beon-gil, Nam-gu, Pohang, Gyeongsangbukdo, Republic of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