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공과대학교 반도체공학과 이병훈 주임교수 (학과장)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에서 운영하는
미래수업 [들어볼교양?] 프로그램의 의뢰로, 반도체에 대한 오디오 컨텐츠를 발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에서는 '정책브리핑과 함께 할 미래기술 이야기'를 메인테마로 다양한 컨텐츠를 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미래성장과 경제안보에 기여할 12대 국가전략기술- '반도체'] 주제는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이병훈 교수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문체부 국민소통실 X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이병훈 교수]
오디오 클립 듣기 (새창): https://www.korea.kr/policyAudio/index.html?sectId=audio_5
1.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미래수업 / 2022.11.04 / 7분23초
원고보기: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07765
안녕하세요.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려드릴 이병훈입니다.
요즘 반도체와 관련된 얘기를 뉴스와 방송에서 많이 듣게 됩니다. 심지어 미국의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방문해서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기도 하는 것을 보면 반도체가 뭐길래 이렇게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될까 하는 생각을 하시게 될 겁니다. 저는 포스텍에서 새로 설립한 반도체공학과의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이병훈입니다.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반도체 관련 뉴스를 따라잡는 데 도움이 될만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중략...
반도체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들은 다들 미래 반도체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산업을 가지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처럼 설계를 잘 하지만 제조는 조금 뒤처진 나라도 있고, 우리나라처럼 제조는 잘하지만 설계는 조금 못 미치는 나라도 있습니다. 서로 잘 하는 분야가 다르니까, 미국의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서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을 다녀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2. 지구환경을 지키는 반도체-미래수업 / 2022.11.18 / 7분35초
원고보기: https://www.korea.kr/news/cultureColumnView.do?newsId=148908419
안녕하세요.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주임교수 이병훈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반도체는 무엇인지, 반도체로 만드는 스위치로 어떻게 TV,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만드는지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이번에는 반도체가 지구환경에도 영향을 주는 기술이라는 점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지난번에 반도체 스위치는 1초에 30억 번까지 껐다 켰다 하는 스위치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할 때마다 전기를 써가면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많이 하거나 영화를 보면 금방 또 충전을 해야 하는 것이죠.
...중략...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가면서도 공장을 짓는 이유는 반도체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점점 더 많은 곳에 반도체가 들어가게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를 쓰게 되기 때문이죠. 반도체 시장은 작년에는 550조 원이었고, 10년 안에 1천 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 1억당 1명이 고용되고, 대기업은 4억당 1명이 고용되면 괜찮은 기업이라고 합니다. 매출 규모로 보면 반도체 산업은 최소한 25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산업입니다. 그러니 세계 각국의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유치하거나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럼 반도체는 장비도 비싸지는 데 왜 자꾸 작게 만들려고 하는 걸까요? 예를 들어 피자를 잘라서 조각으로 판다면, 사람들은 피자 조각이 작아질수록 피자의 값보다 더 적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런데, 크든 작든 한 조각만 먹으면 배가 불러지는 피자가 있다고 하면 어떨까요? 그럼 더 작은 조각을 만들어서 팔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겠죠. 반도체는 피자 반죽처럼 생긴 실리콘 웨이퍼라는 판 위에 반도체 공정을 한꺼번에 진행한 다음 여러 조각으로 잘라서 파는데, 같은 웨이퍼에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더 작은 반도체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죠.
반도체 산업은 이렇게 고용이나 수익 창출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다른 산업에 없어서는 안되는 부품을 공급하는 산업이라서 더욱 중요합니다. 최근 반도체가 없어서 자동차를 사는 데 몇 개월에서 1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잘 알 수 있지요. 특히 통신용 반도체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 만든 통신칩을 쓰면 보안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국가 안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업이다 보니 각 나라 별로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해주는 모든 전자기기에 반도체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지구 상의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를 사용하고, 점점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반도체는 전기를 써서 작동한다고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지금은 인류가 만들어내는 전력의 3-5% 정도를 반도체 제품을 작동시키기 위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10년 후에는 현재보다 10배에서 20배 정도의 반도체가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전력의 절반 정도를 반도체가 사용하는 상황이 되면 새로 전력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환경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력을 덜 쓰는 초저전력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초저전력 반도체기술은 친환경 기술의 발전 방향과 비슷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물자 수송에 따라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지역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지역 내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이 있지요? 마찬가지로 반도체도 반도체 내에서 움직이는 전자의 이동 거리를 줄여서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반도체 내에서 전자가 움직이는 거리를 줄일 수 있을까요? 네모난 색종이 양 끝에 두 점을 찍고 두 점 간의 거리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그렇죠. 종이를 접으면 되죠. 반도체도 두 개, 세 개, 또는 여러 개를 각각 만들어서 붙이는 방법으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반도체를 붙이는 기술이라고 해서 ‘이종집적’이라고 하는데요.
이종집적 반도체를 설계하고 만드는 기술을 누가 먼저 개발하는지를 두고 전 세계적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만과 일본은 4조 원을 들여서 쯔쿠바에 공동연구소를 세웠고, 미국은 자국 내에 국립반도체기술센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중국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소프트웨어를 아예 쓰지도 못하게 하는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냥 달리기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흙밭에서 서로 밀고 당기고 넘어뜨리는 인정사정없는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함께 논의하고 개발해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각자 편을 갈라 싸우는 상황에서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될 만한 반도체 기술이 잘 개발될 수 있을지 큰 걱정입니다. 어찌 되었건 기술전쟁에서 안전을 보장 받는 방법은 압도적인 초격차 기술을 먼저 확보하는 것뿐입니다.
지구의 환경을 지키고, 산업도 함께 지킬 수 있는 좋은 반도체 기술을 잘 개발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구하시는 분들께 힘찬 응원을 보내면서 이병훈의 반도체 이야기를 마칩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3. 반도체 인력양성, 잘되고 있는 걸까요?-미래수업 / 2022.12.02 / 8분40초
원고보기: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08668&pageIndex=1
안녕하세요. 반도체와 관련된 궁금한 점들을 모아서 설명해 드리고 있는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주임교수 이병훈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반도체가 지구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는 점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반도체 분야에서 강조되고 있는 인력양성과 관련하여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의 6.78%, 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산업입니다. 우리의 먹거리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국가 간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전과는 달리 글로벌 분업체계가 잘 작동되지 않게 되어서 ‘우리나라 안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자체적으로 할 수 있어야 안전하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산업의 각 부문별로 보완해야 될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인력은 충분한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인력양성 관련 내용은 학부모님들과 입시를 앞둔 학생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앞에서 소개 드린 것처럼 저는 반도체공학과의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보니 선생님,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반도체공학과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질문을 받게 됩니다. 제가 자주 받는 질문들에 대해 답변드리다 보면 반도체 관련 궁금하신 부분들도 함께 설명드릴 수 있을 듯해서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반도체학과’에서 배우는 것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실 겁니다.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광범위한 분야를 모두 배우다 보면 특정 분야에 집중해서 배우는 기존 학과에 비하여 너무 편협하게 배우거나 전문성이 부족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분류해 보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소재, 부품, 장비를 만드는 소부장산업 인력, 반도체 제조를 담당하는 제조인력, 반도체 공정·소자·집적공정을 개발하는 연구개발 인력,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설계인력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새로 생기는 ‘반도체 계약학과’ 중 학과 이름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와 같이 시스템이 들어가 있는 학교들은 대체로 설계인력 육성 프로그램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학교는 연구개발 인력 육성과 관련되어 있고요. 계약학과가 아닌 반도체공학 관련 학과들은 소부장산업 인력 육성 프로그램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반도체 관련 학과라고 하더라도 반도체의 모든 분야를 하나의 학과에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학과마다 반도체 분야에서 강조하는 부분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각 학교별로 강조하는 부분이 어떤 분야이지, 교육 목표가 현장 전문 인력인지 연구 전문 인력인지, 학사과정 중심인지, 석사까지만 교육하는지, 박사학위도 받을 수 있는지 등등을 차근차근 살펴보셔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반도체학과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학교마다 집중하는 분야가 달라서 너무 협소하게 가르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정 분야에 인력이 너무 많이 양성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사실 유망분야라고 해서 아직 산업이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았는데, 미래에 대한 기대에 근거해서 인력을 양성했다가 문제가 되었던 경우가 없었던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의 경우는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반도체 산업은 203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약 1천 조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가전, 통신 등등 여러 산업의 기반이 되는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산업 자체가 없어지거나 크게 줄어들기 힘든 분야입니다. 게다가 산업의 역사가 70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퇴직하는 인력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대규모 인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이 한정되어 있어서 인력양성이 가능한 나라의 수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반도체 인력시장을 대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면 과잉인력수급 문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외국에서 반도체 전문 인력을 수급하면 굳이 반도체 인력수급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닐까요? 아닌 게 아니라 국내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전문가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중심이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보니 외국에서 인력을 수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자체 육성이 중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외국의 전문가들이 아직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이나 유럽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인력수급 방안이 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물론 앞으로는 개선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외국인 전문가 수급이 자유로운 미국에서도 반도체 인력양성이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인 것은 왜 그럴까요? 첫 번째 이유는 새로운 반도체 회사들이 대거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최근 반도체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활용하는 플랫폼 기업들이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들은 계속 더 많은 반도체를 사용하고자 하지만, 이제 환경규제 때문에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에는 인텔, AMD와 같은 소수의 회사들이 데이터 센터가 사용하는 CPU의 대부분을 공급했는데, 이제는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계된 범용제품만으로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어려워진 것이지요. 그래서, 놀랍게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 같은 회사들이 반도체 설계를 자체적으로 하게 되면서 더 많은 반도체 회사들이 생겨나고 기존 반도체 회사들에서 인력을 스카웃해가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인력 부족 현상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그동안 미국에서 소홀히 했던 반도체 제조 분야의 전문 인력을 육성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반도체 제조인력을 육성해서 경쟁력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두 가지 이유 모두 길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육성된 전문 인력들의 선택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반도체 분야에만 한정된 인력으로 성장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게 되면 어떨까 하는 우려를 많이 듣습니다. 반도체 분야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반도체 산업에만 적합한 인재가 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가장 전문성이 높다는 박사학위를 받은 경우에도 본인이 학위를 받은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경우는 15%밖에 되지 않는다는 미국의 통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석사나 학사의 경우 특정 전공 때문에 진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취업 초기 적응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더 많은 인력을 반도체 분야로 끌어들이기 위해 반도체 전문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지요. 저와 같이 일했던 동료 중에도 NASA에서 우주탐사선의 신뢰성 관련 연구를 하는 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일하는 분, 심지어 자동차 공장의 생산관리를 하시는 분 등 반도체 전문가로 시작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교육을 담당하는 저 같은 입장에서는 어떤 분야를 전공하든지 다른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갖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반도체공학과와 관련되어 제가 받았던 질문에 답변드리면서 반도체 산업의 인력 수요가 어떤 흐름에서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모쪼록 우수한 인재들이 반도체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도전하는 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면서 이병훈의 반도체 이야기를 마칩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포항공과대학교 반도체공학과 이병훈 주임교수 (학과장)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에서 운영하는
미래수업 [들어볼교양?] 프로그램의 의뢰로, 반도체에 대한 오디오 컨텐츠를 발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에서는 '정책브리핑과 함께 할 미래기술 이야기'를 메인테마로 다양한 컨텐츠를 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미래성장과 경제안보에 기여할 12대 국가전략기술- '반도체'] 주제는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이병훈 교수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문체부 국민소통실 X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이병훈 교수]
오디오 클립 듣기 (새창): https://www.korea.kr/policyAudio/index.html?sectId=audio_5
1.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미래수업 / 2022.11.04 / 7분23초
원고보기: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07765
안녕하세요.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려드릴 이병훈입니다.
요즘 반도체와 관련된 얘기를 뉴스와 방송에서 많이 듣게 됩니다. 심지어 미국의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방문해서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기도 하는 것을 보면 반도체가 뭐길래 이렇게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될까 하는 생각을 하시게 될 겁니다. 저는 포스텍에서 새로 설립한 반도체공학과의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이병훈입니다.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반도체 관련 뉴스를 따라잡는 데 도움이 될만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중략...
반도체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들은 다들 미래 반도체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산업을 가지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처럼 설계를 잘 하지만 제조는 조금 뒤처진 나라도 있고, 우리나라처럼 제조는 잘하지만 설계는 조금 못 미치는 나라도 있습니다. 서로 잘 하는 분야가 다르니까, 미국의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서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을 다녀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2. 지구환경을 지키는 반도체-미래수업 / 2022.11.18 / 7분35초
원고보기: https://www.korea.kr/news/cultureColumnView.do?newsId=148908419
안녕하세요.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주임교수 이병훈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반도체는 무엇인지, 반도체로 만드는 스위치로 어떻게 TV,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만드는지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이번에는 반도체가 지구환경에도 영향을 주는 기술이라는 점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지난번에 반도체 스위치는 1초에 30억 번까지 껐다 켰다 하는 스위치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할 때마다 전기를 써가면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많이 하거나 영화를 보면 금방 또 충전을 해야 하는 것이죠.
...중략...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가면서도 공장을 짓는 이유는 반도체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점점 더 많은 곳에 반도체가 들어가게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를 쓰게 되기 때문이죠. 반도체 시장은 작년에는 550조 원이었고, 10년 안에 1천 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 1억당 1명이 고용되고, 대기업은 4억당 1명이 고용되면 괜찮은 기업이라고 합니다. 매출 규모로 보면 반도체 산업은 최소한 25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산업입니다. 그러니 세계 각국의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유치하거나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럼 반도체는 장비도 비싸지는 데 왜 자꾸 작게 만들려고 하는 걸까요? 예를 들어 피자를 잘라서 조각으로 판다면, 사람들은 피자 조각이 작아질수록 피자의 값보다 더 적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런데, 크든 작든 한 조각만 먹으면 배가 불러지는 피자가 있다고 하면 어떨까요? 그럼 더 작은 조각을 만들어서 팔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겠죠. 반도체는 피자 반죽처럼 생긴 실리콘 웨이퍼라는 판 위에 반도체 공정을 한꺼번에 진행한 다음 여러 조각으로 잘라서 파는데, 같은 웨이퍼에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더 작은 반도체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죠.
반도체 산업은 이렇게 고용이나 수익 창출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다른 산업에 없어서는 안되는 부품을 공급하는 산업이라서 더욱 중요합니다. 최근 반도체가 없어서 자동차를 사는 데 몇 개월에서 1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잘 알 수 있지요. 특히 통신용 반도체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 만든 통신칩을 쓰면 보안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국가 안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업이다 보니 각 나라 별로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해주는 모든 전자기기에 반도체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지구 상의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를 사용하고, 점점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반도체는 전기를 써서 작동한다고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지금은 인류가 만들어내는 전력의 3-5% 정도를 반도체 제품을 작동시키기 위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10년 후에는 현재보다 10배에서 20배 정도의 반도체가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전력의 절반 정도를 반도체가 사용하는 상황이 되면 새로 전력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환경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력을 덜 쓰는 초저전력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초저전력 반도체기술은 친환경 기술의 발전 방향과 비슷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물자 수송에 따라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지역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지역 내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이 있지요? 마찬가지로 반도체도 반도체 내에서 움직이는 전자의 이동 거리를 줄여서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반도체 내에서 전자가 움직이는 거리를 줄일 수 있을까요? 네모난 색종이 양 끝에 두 점을 찍고 두 점 간의 거리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그렇죠. 종이를 접으면 되죠. 반도체도 두 개, 세 개, 또는 여러 개를 각각 만들어서 붙이는 방법으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반도체를 붙이는 기술이라고 해서 ‘이종집적’이라고 하는데요.
이종집적 반도체를 설계하고 만드는 기술을 누가 먼저 개발하는지를 두고 전 세계적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만과 일본은 4조 원을 들여서 쯔쿠바에 공동연구소를 세웠고, 미국은 자국 내에 국립반도체기술센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중국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소프트웨어를 아예 쓰지도 못하게 하는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냥 달리기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흙밭에서 서로 밀고 당기고 넘어뜨리는 인정사정없는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함께 논의하고 개발해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각자 편을 갈라 싸우는 상황에서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될 만한 반도체 기술이 잘 개발될 수 있을지 큰 걱정입니다. 어찌 되었건 기술전쟁에서 안전을 보장 받는 방법은 압도적인 초격차 기술을 먼저 확보하는 것뿐입니다.
지구의 환경을 지키고, 산업도 함께 지킬 수 있는 좋은 반도체 기술을 잘 개발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구하시는 분들께 힘찬 응원을 보내면서 이병훈의 반도체 이야기를 마칩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3. 반도체 인력양성, 잘되고 있는 걸까요?-미래수업 / 2022.12.02 / 8분40초
원고보기: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08668&pageIndex=1
안녕하세요. 반도체와 관련된 궁금한 점들을 모아서 설명해 드리고 있는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주임교수 이병훈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반도체가 지구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는 점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반도체 분야에서 강조되고 있는 인력양성과 관련하여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의 6.78%, 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산업입니다. 우리의 먹거리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국가 간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전과는 달리 글로벌 분업체계가 잘 작동되지 않게 되어서 ‘우리나라 안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자체적으로 할 수 있어야 안전하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산업의 각 부문별로 보완해야 될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인력은 충분한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인력양성 관련 내용은 학부모님들과 입시를 앞둔 학생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앞에서 소개 드린 것처럼 저는 반도체공학과의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보니 선생님,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반도체공학과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질문을 받게 됩니다. 제가 자주 받는 질문들에 대해 답변드리다 보면 반도체 관련 궁금하신 부분들도 함께 설명드릴 수 있을 듯해서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반도체학과’에서 배우는 것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실 겁니다.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광범위한 분야를 모두 배우다 보면 특정 분야에 집중해서 배우는 기존 학과에 비하여 너무 편협하게 배우거나 전문성이 부족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분류해 보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소재, 부품, 장비를 만드는 소부장산업 인력, 반도체 제조를 담당하는 제조인력, 반도체 공정·소자·집적공정을 개발하는 연구개발 인력,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설계인력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새로 생기는 ‘반도체 계약학과’ 중 학과 이름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와 같이 시스템이 들어가 있는 학교들은 대체로 설계인력 육성 프로그램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학교는 연구개발 인력 육성과 관련되어 있고요. 계약학과가 아닌 반도체공학 관련 학과들은 소부장산업 인력 육성 프로그램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반도체 관련 학과라고 하더라도 반도체의 모든 분야를 하나의 학과에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학과마다 반도체 분야에서 강조하는 부분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각 학교별로 강조하는 부분이 어떤 분야이지, 교육 목표가 현장 전문 인력인지 연구 전문 인력인지, 학사과정 중심인지, 석사까지만 교육하는지, 박사학위도 받을 수 있는지 등등을 차근차근 살펴보셔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반도체학과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학교마다 집중하는 분야가 달라서 너무 협소하게 가르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정 분야에 인력이 너무 많이 양성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사실 유망분야라고 해서 아직 산업이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았는데, 미래에 대한 기대에 근거해서 인력을 양성했다가 문제가 되었던 경우가 없었던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의 경우는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반도체 산업은 203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약 1천 조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가전, 통신 등등 여러 산업의 기반이 되는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산업 자체가 없어지거나 크게 줄어들기 힘든 분야입니다. 게다가 산업의 역사가 70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퇴직하는 인력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대규모 인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이 한정되어 있어서 인력양성이 가능한 나라의 수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반도체 인력시장을 대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면 과잉인력수급 문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외국에서 반도체 전문 인력을 수급하면 굳이 반도체 인력수급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닐까요? 아닌 게 아니라 국내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전문가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중심이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보니 외국에서 인력을 수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자체 육성이 중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외국의 전문가들이 아직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이나 유럽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인력수급 방안이 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물론 앞으로는 개선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외국인 전문가 수급이 자유로운 미국에서도 반도체 인력양성이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인 것은 왜 그럴까요? 첫 번째 이유는 새로운 반도체 회사들이 대거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최근 반도체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활용하는 플랫폼 기업들이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들은 계속 더 많은 반도체를 사용하고자 하지만, 이제 환경규제 때문에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에는 인텔, AMD와 같은 소수의 회사들이 데이터 센터가 사용하는 CPU의 대부분을 공급했는데, 이제는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계된 범용제품만으로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어려워진 것이지요. 그래서, 놀랍게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 같은 회사들이 반도체 설계를 자체적으로 하게 되면서 더 많은 반도체 회사들이 생겨나고 기존 반도체 회사들에서 인력을 스카웃해가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인력 부족 현상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그동안 미국에서 소홀히 했던 반도체 제조 분야의 전문 인력을 육성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반도체 제조인력을 육성해서 경쟁력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두 가지 이유 모두 길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육성된 전문 인력들의 선택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반도체 분야에만 한정된 인력으로 성장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게 되면 어떨까 하는 우려를 많이 듣습니다. 반도체 분야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반도체 산업에만 적합한 인재가 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가장 전문성이 높다는 박사학위를 받은 경우에도 본인이 학위를 받은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경우는 15%밖에 되지 않는다는 미국의 통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석사나 학사의 경우 특정 전공 때문에 진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취업 초기 적응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더 많은 인력을 반도체 분야로 끌어들이기 위해 반도체 전문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지요. 저와 같이 일했던 동료 중에도 NASA에서 우주탐사선의 신뢰성 관련 연구를 하는 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일하는 분, 심지어 자동차 공장의 생산관리를 하시는 분 등 반도체 전문가로 시작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교육을 담당하는 저 같은 입장에서는 어떤 분야를 전공하든지 다른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갖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반도체공학과와 관련되어 제가 받았던 질문에 답변드리면서 반도체 산업의 인력 수요가 어떤 흐름에서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모쪼록 우수한 인재들이 반도체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도전하는 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면서 이병훈의 반도체 이야기를 마칩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